환수처분, 재량행위인가 기속행위인가

정재훈 변호사(법무법인 문장)
발행날짜: 2026-06-02 05:00:00
  • 정재훈 변호사(법무법인 문장)

[메디칼타임즈=정재훈 변호사]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환수처분에 관한 규정을 살펴보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급여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을 징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최근 대법원이 이러한 부당이득 환수처분 규정의 성질에 대해서 기속행위임을 확인하는 판결을 내렸다.

하급심 판결은 환수처분을 재량행위로 보았다. 관련 규정의 문언이 '~ 할 수 있다.' 가 아닌 '~ 금액을 징수한다.'라고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수처분은 급여비용의 액수, 불법의 내용과 정도, 부당한 이익의 귀속과 정도 등을 모두 고려하여야 하는 재량행위라고 하였다.

하지만 대법원은 관련 법령의 문언과 체계를 중심으로 해석하여 요건이 충족되는 이상 행정청은 반드시 환수처분을 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환수 여부와 그 정도에 관한 선택 가능성을 부정하고, 법률이 정한 요건 충족만으로 법적 효과가 확정된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기속행위의 구조를 취하는 것이다.

한편 국민건강보험법 또한 노인장기요양보험법과 마찬가지로 환수와 관련된 규정이 '~ 금액을 징수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는데, 사실상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대법원의 위와 같은 판단은 노인장기요양보험법뿐만 아니라 국민건강보험법의 해석에도 영향을 미친다.

하급심 판결은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의 환수 규정이 재량행위라고 하면서 국민건강보험법도 언급하였다. 국민건강보험법도 '~ 금액을 징수한다.'는 문언으로 개정되었으나, 단지 문언의 형식을 근거로 기속행위라고 해석하는 것은 과도한 환수라는 위헌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니 합헌적 해석이 필요하고, 따라서 국민건강보험법의 환수 규정 또한 재량행위로 해석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의 환수 규정이 기속행위라고 판단한 대법원 판결에 의하여 국민건강보험법상 환수 규정이 재량행위라는 입장은 설 자리를 잃었다.

환수 규정을 기속행위로 판단한 대법원의 해석은 실무에도 중요한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우선 국민건강보험법상 환수처분에 있어서도 행정청이 개별 사정을 고려하여 징수 여부나 범위를 조정할 수 있는 여지는 크게 제한될 것이다.

또한 요양기관 입장에서는 선의, 과실의 경중, 현실적 불가피성 등을 주장하더라도 환수 자체를 면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지게 된다.

결국 법적 분쟁의 주되 쟁점은 재량 일탈·남용 여부가 아니라, 요건 해당성에 대한 사실인정 문제로 이동하게 될 것이며, 필연적으로 환수처분에 대해서 불복하는 각종 행정심판이나 소송 등은 그 승소가능성이 더욱 낮아질 것이다. 그리고 이는 사회보험 급여 관리 체계 전반의 엄격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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