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요양병원 이지원 병원장, 노인병학회 학회서 발표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충남 논산시 대정요양병원 이지원 병원장은 대한노인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중증 욕창 환자 151명을 2년간 추적 분석한 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욕창은 단순한 피부 상처가 아니라 환자의 몸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전신적 신호"라고 강조했다.
대정요양병원 이지원 병원장은 최근 대한노인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욕창치료, 실제 진료현장에서 중요한 것들'을 주제로 임상 경험과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지원 병원장은 발표를 통해 요양병원 현장에서 흔히 접하는 욕창 치료의 오해를 짚고, 실제 치료 성과를 뒷받침하는 연구 데이터와 증례를 공개했다.
■ 중증 욕창 치유율, 해외 선행연구보다 우수
이태종·김미한·김동수·목서희·김선미 연구진은 대정요양병원에 입원한 3·4단계 욕창 환자 151명을 대상으로 치유율과 영향요인을 분석한 결과를 최근 동의생리병리학회지에 발표했다.
분석 결과 50% 치유 도달 기간은 평균 170일, 365일 내 치유율은 80.1%였다. 입원 당시 환자의 79.5%가 영양 부족, 64.2%가 발병 3개월 이후 만성화된 상태로 치료 여건이 매우 불량함에도 해외 선행연구 대비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치유를 방해하는 요인으로는 △다제내성균 유무 △낮은 평균 동맥압 △잠식(undermining) 여부 △발병 후 치료 시작 지연 등 네 가지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확인됐다. 이 병원장은 "드레싱 선택보다 감염 관리, 혈류 유지, 조기 치료 시작이 욕창 회복의 진짜 열쇠"라고 설명했다.
대정요양병원은 욕창 전문 치료를 포함한 노인 중증 질환 집중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의료기관으로, 변연 절제술, OPWT, 한방 외용제, 침 치료, 다학제 욕창 집중치료 병동 운영 등 종합적인 욕창 치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지난 달에는 '욕창환자 맞춤형 투석 시스템'을 갖춘 인공신장실을 개소했다. 혈액투석을 하기 위해서는 장시간 고정된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데 중증 욕창환자는 이 과정에서 환부 압박이 심해져 상태가 악화되기 일쑤다. 이 때문에 투석치료가 필요하지만 중증 욕창까지 있는 환자들은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대정요양병원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신장실에 '3모션 고사양 전동침대'와 '통기성 매트리스'를 도입해 투석 중에도 혈관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상체와 하체의 높낮이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체위를 수시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 의료 현장의 세 가지 오해
이지원 병원장은 의료, 요양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되는 세 가지 오해를 지적했다.
첫째, "좋은 드레싱재만 붙이면 낫는다"는 오해다. 드레싱은 습윤 환경 유지와 압력 분산에 기여하지만, 같은 부위에 압력이 계속 가해지는 한 어떤 드레싱도 효과를 낼 수 없다. 드레싱보다 압력 제거가 먼저다.
둘째, "에어매트리스만 깔면 예방된다"는 오해다.
에어셀의 압력이 부적절하면 오히려 뼈 돌출 부위에 직접 압력이 가해지거나 반대로 과잉 공기로 압력이 집중될 수 있다. 손가락 굽힘 테스트(약 2.5cm 굽혔을 때 뼈가 닿지 않는 상태가 적정)를 통해 주기적으로 에어셀 압력을 확인해야 한다.
셋째, "2시간마다 체위변경만 하면 된다"는 오해다. 중요한 것은 빈도가 아니라 압력 분산의 질이다. 발뒤꿈치처럼 면적이 좁아 압력이 집중되는 부위도 쿠션으로 받쳐야 하며, 자세 변경 후 환자복의 주름 하나도 압력 원인이 될 수 있어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 자세 변경 원칙
이지원 병원장은 올바른 자세 변경 원칙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바로 누운 자세(앙와위, supine position)에서는 몸이 좌우로 기울지 않도록 일자로 정렬하고, 발목 아래에 쿠션을 받쳐 발 뒤꿈치가 침대에 닿지 않게 해야 한다. 식사나 호흡 문제로 상체를 올릴 때는 최대 30도를 넘지 않아야 천골 압력 집중과 피부 마찰을 예방할 수 있다.
옆으로 눕는 자세인 측와위는 완전히 90도로 눕히면 골반 옆쪽(대전자)에 압력이 집중되어 욕창이 생기기 쉽다. 30도 기울기로 등 뒤에 쿠션을 받쳐 비스듬히 눕히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며, 위쪽 다리는 아래쪽 다리와 겹치지 않도록 쿠션으로 분리해야 한다.
이 병원장은 "욕창 예방은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 작은 압력을 꾸준히 줄여주는 과정"이라며 "자세 변경 후 환자복 주름 하나까지 확인하는 사소한 행동이 욕창을 막는다"고 강조했다.
■ "건조 금지, DTI 우선 관찰, 압력 분산의 질이 핵심"
이 병원장은 최근 욕창 치료 영역에서 달라진 핵심 패러다임 변화도 소개했다. 상처를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은 더 이상 권고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습윤 환경에서 상처가 건조한 상태보다 50% 빠르게 회복된다는 것이 연구로 입증됐다. 과도한 건조는 세포를 죽이고, 과도한 습윤은 피부를 짓무르게 하므로 최적의 수분 균형 유지가 핵심이다.
피부 표면 상처보다 심부조직손상(DTI, Deep Tissue Pressure Injury)을 더 중요하게 관찰해야 한다. DTI는 피부 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안쪽 깊은 조직이 이미 심하게 손상된 상태로, 놓치면 작아 보이는 상처가 갑자기 크게 악화된다. 이중 발적, 경결, 부유감, 온도 차이, 통증이 나타나면 즉시 적극적인 처치가 필요하다.
■ 자운고·침 치료 병행으로 4단계 중증 욕창 완치
이날 이지원 병원장은 한방 외용제인 자운고(재생고)와 침 치료를 병행한 치료 성과도 발표했다.
99세 여성 환자의 천골 부위 4단계 중증 욕창을 자운고와 침 치료로 223일 만에 완전 치유한 증례가 동의생리병리학회지에 논문으로 게재됐다. 초기 욕창 크기 14.5×6.5cm, PUSH 점수 17점(최중증)에서 시작해 단계적으로 호전, 완전 상피화에 이르렀다.
또한 침 치료와 OPWT(Open Wet Dressing Therapy)를 병행해 3·4단계 욕창 환자 9례 모두를 완치한 증례도 있다. 치유 기간은 최단 66일에서 최장 274일로, 평균 170일이었다.
이 병원장은 "욕창 치료는 드레싱 하나, 매트리스 하나로 해결되지 않는다"며 "변연 절제, 드레싱, 외용제, 침 치료, 물리치료, 영양 관리, 감염 조절, 압력분산이 팀으로 협력하는 다학제적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 "욕창 치료는 환자의 시간을 지켜주는 과정"
이 병원장은 욕창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관점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지원 병원장은 "욕창은 단순한 상처가 아니라 환자의 몸이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신호"라면서 "욕창 치료는 상처만 치료하는 과정이 아니라, 환자 전체를 돌보고 환자의 시간을 지켜주는 과정이며 치료 원칙의 출발점은 압력 재분산"이라고 단언했다.
이지원 병원장은 강의 후 어느 의료진이 "오랜 기간 누워 있는 상태에서 욕창 4기는 나을 수가 없는데, 낫는다는 것은 기적 아닌가?"라고 질문하자 "기적은 이미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