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사 통해 3대 과제 제시…돌봄법·정책심의위 등 정조준
"의원급 간호인력 86% 담당…초고령사회 지역의료 핵심축"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대한간호조무사협회가 법정단체 출범 1주년을 맞아 간호조무사 학력 제한 철폐와 돌봄통합지원법 개정, 간호정책심의위원회 조속 구성 등 제도 개선 과제를 정부와 국회에 촉구했다.
협회는 22일 발표한 1주년 기념사를 통해 "간호조무사는 초고령사회 지역의료와 돌봄을 지탱하는 핵심 간호인력"이라며 "현장 역할에 걸맞은 제도 정비가 더 이상 미뤄져선 안 된다"고 밝혔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지난해 6월 21일 보건복지부로부터 법정단체 지위 승계 및 전환을 승인받았다. 협회는 이를 1973년 설립 이후 52년 만에 이뤄낸 제도적 전환으로 평가하며, 간호조무사가 공식 보건의료단체로서 제도권 안에 자리매김한 계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협회는 이날 기념사에서 간호조무사가 국내 보건의료 전달체계의 최일선을 지탱해 온 인력이라고 강조했다. 협회에 따르면 현재 활동 중인 간호인력 가운데 간호조무사는 24만6000여 명으로 전체의 약 46%를 차지한다.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간호인력의 86%가 간호조무사로, 지역 일차의료 현장에서 사실상 핵심 축을 맡고 있다는 설명이다.
협회가 가장 먼저 제기한 과제는 간호조무사 국가시험 응시 자격에 남아 있는 '학력 제한' 문제다. 현행 제도는 고등학교 졸업 학력 등을 기준으로 응시 자격을 제한하고 있는데, 협회는 이를 간호조무사 직역에만 남아 있는 불합리한 규제로 규정했다. 전문대 등에서 보다 체계적인 교육을 이수하더라도 국가시험 응시로 이어지지 못하는 현 구조가 교육 기회와 직업 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협회는 특히 이 문제가 단순한 직역 민원이 아니라 제도 정합성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미 2012년 규제개혁위원회와 2016년 헌법재판소에서도 간호조무사 학력 제한과 관련한 위헌적 요소가 지적된 만큼, 간호법 제정 당시 약속된 사회적 협의체를 즉각 가동해 제도 개선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돌봄통합지원법 개정 필요성도 재차 꺼내 들었다. 협회는 지난 3월 시행된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 지역사회 돌봄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음에도, 정작 현장에서 간호 서비스를 수행하는 간호조무사의 역할은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문진료, 재택의료, 장기요양 연계가 강화되는 초고령사회에서 간호조무사를 간호 서비스 제공 주체로 명시하지 않을 경우, 현장 인력 운영과 서비스 연속성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
협회는 현장 수요도 이미 확인됐다고 보고 있다. 의사 다수가 방문진료 시 간호조무사 동행 수가 신설에 찬성하고 있고, 방문간호 특화 교육을 이수한 간호조무사 인력도 이미 배출돼 활동 중인 만큼, 제도 설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협회는 돌봄통합지원법과 하위 법령에 간호조무사를 명시적으로 포함해 지역 돌봄 체계 안에서 역할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간호법 후속 거버넌스 정비도 주요 요구 사항으로 제시됐다. 협회는 간호법 시행 이후에도 실질적인 정책 변화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며, 법령에 규정된 간호정책심의위원회를 신속히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체 간호인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간호조무사의 현실이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배제될 경우, 간호정책의 실효성 역시 담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협회는 간호정책심의위원회에 대한간호조무사협회가 공식 위원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이를 통해 야간간호료 차별 해소, 의원급 간호수가 신설, 5인 미만 의료기관 근로환경 개선 등 간호조무사 직역 현안이 정책 테이블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돼야 한다는 것이다.
곽지연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은 기념사에서 "법정단체라는 지위는 권리의 확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책임을 함께 뜻한다"며 "간호조무사가 안전하고 존중받는 환경에서 일할 수 있어야 국민에게도 더 질 높은 의료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협회는 94만 간호조무사의 자긍심을 바탕으로 초고령사회 지역의료와 돌봄을 지탱하는 가장 가까운 간호인력으로 역할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