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개별 과실 아닌 배후 진료 고갈 등 시스템 실패"
의료분쟁조정법 내 형사책임 면책 및 국가 책임화 촉구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대구 응급실 미수용 사건으로 전공의가 검찰에 송치되면서 의료계 반발이 커지고 있다. 특히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 사건을 시스템의 실패라고 비판하며 전공의에 대한 실질적인 법적 보호망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19일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성명서를 내고, 대구 지역 응급환자 미수용 사망 사건에서 전공의를 검찰에 송치한 수사 당국 결정에 유감을 표했다.

2023년 3월 한 건물에서 추락한 10대 여성이 구급차에 실려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제대로 된 기초 치료를 하지 않고 다른 병원으로 보낸 혐의다.
하지만 대전협은 응급환자를 수용하지 못하는 미수용의 본질은 개별 의료진의 태만이나 악의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는 배후 진료 역량의 고갈과 왜곡된 의료 전달체계가 누적돼 만들어낸 시스템의 실패라는 설명이다.
특히 수련 과정에 있는 피교육자 신분의 전공의에게 구조적 재난의 형사적 책임을 지우는 것은 가혹하다는 비판이다. 전공의는 병원 인력과 시설을 운용할 최종 권한이 없음에도, 최일선에서 환자를 맞이한다는 이유로 법적 처벌 부담을 떠안고 있다는 것.
이 같은 상황이 지속돼 사명감으로 버텨온 전공의들에게 과도한 법적 부담마저 전가한다면, 결국 젊은 의사들은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떠날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특히 대전협은 대한민국 의료를 바로 세우기 위해 필요한 것은 처벌이 아닌 보호라고 강조했다. 향후 논의될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의료분쟁조정법)'에 의료진이 안심하고 진료에 임할 수 있는 확고한 법적 안전망이 마련돼야 한다는 요구다.
이에 대전협은 정부와 국회에 전공의에 대한 과도한 법적 책임 전가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병원 시스템과 인프라 부족의 책임을 물어 수련 중인 전공의를 형사 처벌하는 선례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는 것. 또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배후 진료 역량을 확충하고 전공의 법적 보호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필수·응급의료 과정에서 발생한 의료사고에 대해 의료진의 형사 책임을 면제하도록 의료분쟁조정법 등 하위법령에 실효성 있게 명문화해야 한다"며 "현장 일선의 전공의가 구조적 문제의 책임을 홀로 지는 사회에서는 국민의 생명을 지켜낼 의사가 자라날 수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