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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차 치료 한계 넘었다…로비큐아 1차 치료 가치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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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날짜: 2026-11-03 05:30:00
  • 안병철 교수 "7년 시점 55% 무진행 생존·뇌전이 차단"
    "치료 진입 장벽 낮추고 질병 조절 극대화…주목해야 할 근거"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 영역에서 3세대 ALK 억제제 '로비큐아'가 써내려가고 있는 임상적 성과는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압도적이다.

글로벌 3상 CROWN 연구의 7년 장기 추적 관찰 결과가 공개되면서, 임상 현장은 또 한 번 패러다임의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과거 1세대와 2세대 ALK 억제제를 거치며 순차 치료를 도모하던 전략에서 벗어나, 이제는 치료 성적이 가장 뛰어난 약제를 1차 치료에 전진 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국립암센터 혈액종양내과 안병철 교수가 CROWN 7년 장기 추적 데이터의 임상적 의미를 짚어보며 초기 최적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3일 국립암센터 안병철 교수(혈액종양내과)를 만나 CROWN 7년 데이터의 임상적 의미를 짚어보고, 국내 환자 진료 현장에서 로비큐아(롤라티닙)를 1차 치료제로 활용할 때의 이점과 쟁점들을 들어봤다.

7년 시점 PFS 중앙값 미도달의 의미

CROWN 7년 장기 추적 데이터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지표는 무진행생존기간(PFS)이다.

로비큐아는 7년이라는 장기 추적 시점임에도 PFS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는 기록을 세웠다. 대조군인 크리조티닙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무려 81%나 감소시켰으며, 치료 시작 7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환자의 55%가 질병 진행 없이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병철 교수는 특히 치료 시작 후 2년 동안 질병 진행이 없었던 환자의 79%가 7년 시점까지도 무진행 상태를 견고하게 유지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7년 추적 관찰 결과에서도 PFS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7년 시점에 환자의 절반 이상이 질병 진행 없이 생존해 있다는 것은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 역사상 이례적이고 고무적인 데이터"라며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상당수가 1~2년 내 질병 진행을 경험하는데, 로비큐아는 장기 투여 시에도 효과가 지치지 않고 이어진다"고 평가했다.

안 교수는 새로운 유전자 표적이 발견되지 않는 한, 향후 이와 유사한 수준의 치료 효과를 보이는 약제가 쉽게 등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CROWN 연구에서 확인된 위험비(HR) 0.19는 일반적으로 수술 후 보조요법(adjuvant)에서나 기대할 수 있는 수치로, 4기 진행성 질환에서 이러한 결과가 확인됐다는 것 자체가 임상적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전체생존기간(OS) 데이터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안 교수는 "ALK 양성 환자는 장기간 생존하고 치료 과정에서 교차 투여가 발생할 수 있어 OS 해석이 복잡해질 수 있다"면서도 "질병이 진행되면 흉수나 암종증 등으로 상태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으므로, 초기부터 질병 진행을 최대한 지연시키는 것이 환자 예후에 결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뇌전이 차단·이상반응 관리…최적의 치료로 잡아야"

ALK 양성 폐암 환자들은 비교적 젊은 연령대에 많이 발생하며, 진단 당시 또는 치료 과정에서 뇌전이 위험이 높다는 임상적 난관이 존재한다.

로비큐아는 혈액뇌장벽(BBB)을 효과적으로 통과하도록 설계되어 중추신경계(CNS) 전이를 차단한다. 실제로 CROWN 7년 데이터에서 전체 환자의 약 92%가 두개내(intracranial) 질환 진행 없이 안전하게 유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2세대 ALK 억제제를 먼저 쓰고 로비큐아를 후속 치료로 아껴두는 순차 치료 전략을 언급하기도 하지만, 안 교수는 이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순차 치료를 통해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은 과거 치료 환경에 기반한 것"이라며 "실제 ALK 양성 환자의 약 20~30%는 질병 진행이나 뇌전이 악화 등으로 2차 치료에 진입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안 교수는 "후기 치료 환자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2세대 ALK 억제제 치료 후 뇌전이가 발생한 환자에게 로비큐아를 투여했을 때 예후가 좋지 않은 양상이 관찰되기도 했다"며 "어떤 환자가 2차 로비큐아에 적합한지 사전에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처음부터 가장 강력한 효과와 뇌전이 억제력을 가진 약제로 기회를 확실히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로비큐아의 장기 사용 데이터가 쌓이면서 임상 현장에서는 체중 증가, 이상지질혈증(LDL-C), 그리고 정신·인지 기능 변화 같은 이상반응 관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CROWN 연구에서 치료 관련 이상반응으로 약물 투여를 중단한 환자는 5%에 불과했으며, 치료 시작 26개월 이후에는 새로운 치료 중단 사례가 보고되지 않는 등 장기 안전성도 일관되게 확인됐다.

안 교수는 "로비큐아는 장기 복용 시 2~3년 차부터 체중 증가나 LDL-C 상승 같은 이상지질혈증이 나타날 수 있다"며 "하지만 이는 약물 유효성이 그만큼 길게 이어진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지질 이상이나 체중 변화 등은 스타틴이나 페노피브레이트 계열 약제 활용, 순환기내과 협진, 그리고 사전 교육을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신·인지적 변화 역시 환자와 보호자에게 관련 위험을 충분히 설명하고 면밀히 관찰함으로써 조절이 가능하다"며 "독성에 대한 사전 교육과 적절한 관리 프로토콜이 뒷받침된다면, 환자는 치료 효과를 누리며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안병철 교수는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의 핵심은 '처음부터 가장 오래 질병을 조절할 수 있는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라며 "로비큐아의 7년 장기 추적 데이터는 이러한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를 명백히 지지하고 있으며, 적절한 시점에 이루어진 1차 급여 확대와 맞물려 국내 임상 현장에서도 환자들에게 최적의 치료 기회를 제공하는 표준 치료 전략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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