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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짜는 의대생 "기술로 문제 푸는 의사 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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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날짜: 2026-11-05 05:30:00
  • 연세의대 최성호, 식습관 관리 앱 '오도독' 개발 비화
    의료 AI 주목…임상 이해하는 의사과학자 목표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기술 발전이 의료의 경계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진단·치료를 넘어 환자의 일상적인 건강 관리에까지 손길이 닿으면서, 의료인에게 요구되는 역량도 다양해지고 있다.

의대생들의 영역도 함께 넓어지고 있다. 강의실을 벗어나 직접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거나,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의료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이뤄지는 모습이다.

지난 7월 출시된 식습관 관리 앱 '오도독'도 그중 하나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최성호 군은 일상적인 식사 경험에서 출발한 아이디어로 앱 개발에 뛰어들며 개발자로 거듭났다. 이런 경험은 공모전 수상으로도 이어졌다.

최 군은 앱 개발 과정을 담은 영상 '예과생의 창업: 한 달 만에 앱을 출시했습니다'로 지난 8월 제6회 메디칼타임즈 의대생 콘텐츠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한 이력 소유자다.

5일 최성호 개발자를 만나 그의 개발 비화와 고민, 의사과학자로서의 목표를 들어봤다.

메디칼타임즈는 최성호 개발자를 만나 식습관 관리 앱 '오도독' 개발 비화와 의사과학자로서의 목표를 들어봤다.

의대생이 개발자로…혼밥 경험에서 시작된 도전

최성호 개발자가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심 가지게 된 계기는 의정 갈등 당시 의료데이터 스타트업에서 근무했던 경험이었다. 의료 관련 데이터가 소프트웨어를 거쳐 실제 서비스로 구현되는 과정을 접하면서 직접 개발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날개를 달아준 것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AI·SW마에스트로 사업이다. 당시 근무하던 기업 대표의 권유로 참여하게 된 프로그램으로, 창의·도전형 AI·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한다.

연수생들은 프로젝트 기획부터 개발까지 전 과정을 수행하며 개발 공간과 활동비 등을 지원받는다. 전문가 멘토링과 프로젝트 중심 실전 교육도 제공된다.

그는 "의료데이터 스타트업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의료와 관련된 데이터가 소프트웨어를 거쳐 실제 서비스가 되는 과정을 봤다"며 "당시 대표님이 SW마에스트로 멘토 출신이었는데, 뛰어난 개발자와 멘토들을 만나 성장할 수 있다고 조언해 주셔서 지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동료 2명과 함께 선보인 서비스가 오도독이다. 아이디어는 혼자 밥을 먹으며 유튜브를 시청하다 자신도 모르게 식사를 빠르게 끝냈던 경험에서 출발했다. 음식을 얼마나 먹는지뿐 아니라 어떻게 먹는지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최 개발자는 "혼자 밥을 먹을 때 에어팟을 끼고 유튜브를 보는 경우가 많은데, 영상에 집중하다 보면 얼마나 빨리 먹는지조차 의식하지 못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씹는 횟수를 자동으로 측정하는 앱을 제안했지만, 실제 수요에 대한 걱정은 있었다. 하지만 일본에서 비슷한 기기가 판매 중인 것을 확인해 자신감을 얻고 개발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식습관 관리 앱 '오도독' 구동 화면과 식사리포트의 사진

쉽지만은 않았던 개발 "의학에서 해법 찾아"

오도독의 핵심은 별도 기기 없이 에어팟에 내장된 모션 센서로 저작 운동을 측정한다는 점이다. 음식을 씹을 때 발생하는 미세한 움직임을 분석해 횟수와 리듬을 추정하는 방식이다.

다만 실제 개발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식사 중 다리를 떨자 그 진동이 귀까지 전달되면서 씹는 횟수가 급격하게 증가한 것.

최 개발자는 "초기 씹기 감지 로직을 만들고 식사할 때마다 에어팟을 끼고 테스트를 반복했다"며 "어느 날 다리를 떨면서 밥을 먹었는데 진동이 몸을 타고 귀까지 전달되면서 씹는 횟수가 확 올라갔다.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신뢰하려면 이런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해결책은 의학 분야의 신호 분석 기술에서 찾았다. 심전도(ECG) 분석에 활용되는 판-톰킨스(Pan-Tompkins) 방식의 필터를 응용해 저작 운동과 다른 진동의 영향을 줄인 것이다.

최근에는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x·y·z축의 움직임을 함께 분석하는 머신러닝 기반 로지스틱 회귀 방식도 시험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해 아이폰 전면 카메라로 씹는 횟수를 측정하는 기능도 추가했다.

개발 이후에는 사용자가 꾸준히 식습관을 관리하도록 다람쥐 캐릭터와 게임 요소를 도입했다. 지난 7월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8월에는 일본과 미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특히 일본에서는 두 달 넘게 매일 앱을 사용한 이용자가 등장하는 등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개발팀이 확보한 이용 기록에서도 일주일에 세 번 이상 꾸준히 사용한 집단의 식사 시간이 약 10% 증가한 것으로 관찰됐다.

최 개발자는 "건강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방법이라도 사용자가 계속 실천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일본에서 두 달 넘게 매일 사용해 주신 이용자가 있었고, 최근에는 오도독 덕분에 천천히 먹을 수 있게 됐다는 후기도 남겨주셔서 큰 응원이 됐다"고 전했다.

최성호 개발자는 앱 개발 과정에서 기술적인 문제를 의학적 지슥으로 풀어낸 경험을 전했다.

다시 의료로 눈길…노년층 적용 가능성 모색

이제 최 개발자의 시선은 다시 의료 현장으로 향하고 있다. 최근 한 대학병원 내과 교수와의 만남에서, 고령 환자의 저작 활동이 영양 섭취와 건강 상태 파악에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들으면서다. 오도독이 거동 불편자나 의료기관 접근성이 낮은 고령 환자의 식사 정보를 원격으로 확인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교수님을 만나면서 씹는 행위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임상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고령 환자에게는 저작 활동이 영양 섭취와 관련된 중요한 요소인 만큼, 향후 의사들이 참고할 수 있는 원격 스크리닝 도구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오도독은 식습관 관리용 일반 앱으로 의료기기는 아니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활용하려면 측정 정확도뿐 아니라 환자의 건강 상태를 평가하는 데 얼마나 유용한지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최 개발자 역시 이를 위해 임상 전문가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봤다.

그는 "오도독을 의료 현장에 접목하려면 실제 임상 환경과 연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임상의학을 공부하면서 교수님들과 협력할 기회를 만들고, 기술을 노년내과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 개발자는 인터뷰를 통해 의료 AI를 연구하는 의사과학자로서의 꿈을 전했다.

다음 도전은 의료 AI "학생 때부터 접점 늘려야"

의료 AI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의학과 소프트웨어 개발을 함께 경험하면서 기술적 성능과 실제 임상적 유용성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점을 느꼈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신약 개발 AI를 사례로 들며, 기술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내더라도 실제 환자에게 적용하는 과정은 별개 문제라고 짚었다. 향후 환자의 문제를 이해하고 이를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의사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목표다.

최 개발자는 "AI 기술에 대한 지식이 많더라도 그것이 실제 임상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아직 연결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저는 실제 환자들이 어떤 문제를 겪는지 분석하고, 임상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의사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설명했다.

다만 AI 기술의 발전 속도에 비해, 아직 대학 교육이나 학생들의 실제 활용 경험이 충분하지 않은 점은 문제로 지적했다. 개발 현장에선 생성형 AI를 활용한 코딩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대학 교육에서 이러한 변화를 즉각적으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는 "현재 개발자들은 AI를 활용해 코딩하는 경우가 많고, 한 달만 공부하지 않아도 최신 흐름을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반면 대학 교육은 다소 느린 것 같다. 교수님들은 생각보다 AI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데 학생들은 실제 기술을 경험할 기회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장의 목표는 오도독을 발전시켜 AI·SW마에스트로 우수 인증을 받고, 미국 실리콘밸리의 개발 현장을 경험하는 것이다. 또 의대생들이 최신 AI 기술을 직접 사용하고 개발 경험을 공유하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의대 교수로서 진료와 연구를 병행하며, 환자의 위험 신호를 조기에 발견하거나 의료진의 판단을 돕는 AI 기술을 연구하겠다는 계획이다.

최 개발자는 "직접 서비스를 만들고 사용자 반응을 확인해 본 경험은 앞으로 의학을 공부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진료하며 발견한 문제를 개발자와 함께 풀고, 그 결과가 환자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지까지 검증하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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