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강식논리 가득한 의약계

장종원
발행날짜: 2008-01-10 07:32:12
새해부터 보건의약계는 말썽이 많다.

의협 일원화위원회가 한의학 비판 서적을 국회의원 등에 배포한 것을 두고 한의계가 발끈했다.

한의협은 "의사협회는 20여년전 일본인이 삐뚤어진 시각으로 지은 반 한의학 서적을 새해 벽두에 국회의원에게 배포했다"며 "의협의 이같은 행동은 한의학을 말살하려는 행동"이라면서 비판했다.

의협과 건강보험공단의 갈등도 진행되고 있다. 의협이 지난해 말 제기한 건강보험공단의 고액연봉 실태와 관련, 공단이 법적대응을 시사하면서 양측은 부딪히고 있다.

드라마 <뉴하트>에서 한약을 던진 모습에 한의계가 격분해 방송사의 사과를 받는 일도 벌여졌다.

이외에도 겉으로 크게 부각되진 않지만, 노인장기요양보험사업과 관련한 간호사,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들의 다툼, 피부미용사제도 도입에 따른 변화 등 적지 않은 갈등이 상존하고 있다.

이 같은 갈등의 이면에는 '다른 편이 죽어야 내가 산다'는 양육강식의 논리가 적지 않다. 특히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많은 변화가 예고된 가운데, 자기 단체나 직역의 위기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는 각 직역의 국회 진출이나 인수위 참여에도 엿볼 수 있다. 특정 직역의 인수위 참여에 다른 단체들이 극도의 위기감을 표출하고, 또한 국회 비례대표 공천에 목을 메는 것 역시 국회의원의 힘을 바탕으로 영역을 확보하겠다는 의도가 노골적이다.

이러다보니 양육강식의 세계에서 힘을 확보하지 못한 지역들의 고민은 더하다. 의료기사들이 그러한 분류다.

한 의료기사 관련 협회 관계자는 "먼저 깃발 꼽는 단체가 영역을 확보하는게 보건의약계의 생존방식"이라면서 "의료기사 단체들도 정치적 역량 강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현실적 한계가 너무 크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새해부터 시작된 양육강식의 다툼은 새 정부의 출범과 함께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다툼을 중단하고, 보건의약계가 국민 건강이라는 목적을 위해 합리적인 논쟁과 협력의 수준에 올라설 '솔로몬의 지혜'는 없는 것인지 안타깝다.

오피니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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