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기로에 선 이화의료원

발행날짜: 2008-01-14 07:20:45
개혁에는 고통이 따른다.

최근 개혁을 준비 중인 이화의료원의 경우에도 임직원들의 고통 감수가 예고되고 있다.

의료원 측에서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 대신 임금삭감안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당초 노조 측은 임금삭감은 수치를 논할 것도 없이 있을 수 없다며 맞섰지만 잇따른 노사교섭 끝에 합의안을 도출해냈다.

의료원 측은 당초 중장기발전계획에서 제시했던 삭감액을 포기했고 노조 측은 삭감은 있을 수 없다던 주장을 꺾었다.

양측 모두 올해부터 도입키로 했던 이화의료원이 중장기발전계획을 감안한 선택이었다.

수년째 재정적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동대문병원을 살리고 더불어 이화의료원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이번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는 절박함이 이미 의료원 내에 확산돼 있기에 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직 조합원들의 선택이 남아있다. 조합원들이 14~16일까지 3일간 실시하는 임금삭감안에 대한 찬반투표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는 가에 따라 이화의료원 개혁의 추진 여부가 결정된다.

만약 조합원들이 임금삭감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면 의료원과 노조는 다시 협상 테이블을 마련해야하고 극한 경우 파업 상태에 처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조합원들에게 임금삭감을 수용해야한다고 강요할 수는 없다. 설사 삭감안에 반대하는 이들이 많다고 해도 원망할 수도 없는 일이다.

노조 한 관계자는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임금삭감안을 골자로 한 노사합의안에 대해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지만 삭감안 찬반 선택에 대해 일체의 언급을 피하고 있다"며 "다만 찬반투표에 전원 참여해달라고 당부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의료원 한 직원은 "병원 직원들도 노동자인 이상 임금에 대해서는 예민할 수 밖에 없는 사안"이라며 "삭감폭이 소폭이라면 몰라도 상상이상이라면 받아들이기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현재 이화의료원 노사합의안에 적힌 임금삭감폭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 일체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을 정도로 노사 모두 민감한 사안으로 보고 투표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화의료원은 조합원들의 지지를 얻고 개혁을 실행할 수 있을 것인가, 개혁의 문 앞에서 다시 한번 노사간 의견조율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인가 지켜볼 일이다.

오피니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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