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봉식 소장 "의료비용 증가 불가피…의원급 한 축 담당해야"
새 정부에 의료 현안 적극 전달…"정부 역할 중요한 시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분과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우봉식 소장이 새 정부가 다뤄야 할 주요 의료현안으로 초고령사회 대비를 꼽았다.
우봉식 소장은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초고령사회 대비를 위해 1차 의료기관의 중요성이 대두한 상황을 전했다. 그동안 동네의원은 의료전달체계에서 배제돼왔는데 지금 같은 추세론 노년층 인구 증가에 따른 의료비용 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
우 소장은 "이제 1차 의료기관은 환자의 전 생애를 돌봐주는 개념의 진료를 제공해야 한다"며 "그동안 의원급 역할은 전문과목 위주 외래진료였는데 노인 장기 요양 및 돌봄으로 영역을 넓혀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요양돌봄시설의 열악함을 우려했다. 시설 내에서 노인학대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어 부모를 둔 자녀의 불안감과 불만이 큰 상황이라고.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일본의 커뮤니티케어 모델인 장기요양보험을 도입하기도 했지만,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우 소장은 그 원인으로 초고령사회 대비가 의료계를 배제한 채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우 소장은 "통계상 요양돌봄시설 문제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초고령사회가 대두하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며 "정부의 돌봄정책이 겉돌고 있는데 이는 의료계가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 의사가 없는 시설에 부모를 맡기고 싶은 자식이 어디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노인복지가 돌봄 뿐만 아니라 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봤다. 하지만 이에 대한 의사들의 관심이 저조한 만큼 유인행위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또 간호사의 참여도 중요하지만 간호단체가 주장하는 간호법은 초고령사회에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 소장은 "현재도 간호사가 장기요양시설을 개설할 수 있지만 실제로 설립하는 경우는 적다. 수가가 높지 않고 보호자들의 수요도 낮기 때문"이라며 "특히 장기요양시설 40%가량이 9인 이하 규모로 영세해 서비스 질 관리가 어렵고 사실상 떠밀려서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이어 "초고령사회엔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큰 변화가 온다. 지금도 65세 이상 노인 의료비가 40%가 넘는데 관련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국가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것"이라며 "이제 1차 의료기관을 질병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예방하는 기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수위 자문위원으로 나서게 된 계기도 이 같은 의료 현안을 정부에 적극 전달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그 결과 인수위 내부에서 초고령사회 대비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라고.
우 소장은 "의협 이필수 회장님과 함께 의료계 전반을 아우르는 보건의료정책을 마련하고 이를 안철수 인수위원장님께 전달하고 있다"며 "의료의 중요성과 비중이 커지고 있는 만큼 관련 제도와 정책을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정호영 전 경북대학교병원장이 내정된 것에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우 소장은 "경북대병원에서 노사분규가 많았는데 정 후보가 병원장을 맡으면서 이 같은 문제가 사라졌고 대구 지역에서 각계 많은 분들이 지지하는 것으로 보아 신망이 높은 분 같다"며 "기존의 편 가르기 식 정책이 아닌 의료계 발전을 꾀하고 국민을 위해 일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