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회원 민원…노하우 쌓이면서 시스템 개선 중
"의사가 진료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 만들 것"
대한의사협회 회원권익위원회가 그동안의 성과로 개선된 민원처리 속도를 꼽았다. 유사한 민원을 처리한 경험이 쌓이면서 이를 체계화할 수 있었던 덕분이다.
지난 28일 대한의사협회 회원권익위원회는 본회 출입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회원 권익 향상이 41대 집행부의 1순위 가치라고 강조했다.
회원권익위는 박진규 위원장은 최근 민원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를 긍정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신손보험 소송 관련 민원이 많은데 회원권익위가 관련 문제에 유의미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 측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권고사항을 고시인 것처럼 인용해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회원권익위가 근거를 제시해 회원 피해를 막은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덕분이다.
이밖에 진료비 삭감, 실사로 인한 영업정지 등 빠른 해결이 필요한 민원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론 별 것 아닌 문제여도 의료법상 처벌 가능한 경우가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보험분과가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제기되는 민원을 난이도 및 처리 기간에 따라 단기, 중기, 장기로 구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회원권익위원회가 발족한 후 현재까지 다빈도 민원은 총 1만8879건, 심층민원은 총 367건이 접수·처리됐다"며 "민원을 해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회원의 고충이 의협 정책 및 제도개선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전 의협 집행부에서도 회원고충처리위원회 등 민원처리조직을 운영하기는 했다. 회원권익위 이현미 간사는 본 위원회와 기존 위원회의 차이점으로 시스템을 꼽았다.
민원처리 속도는 관련 경험이 있는 실무진의 유무에 따라 갈리는데 회원권익위는 각 분과 이사들이 소속돼 보다 빠른 해결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각 분과 이사가 전문성을 살려 개별 민원에 대한 방향성을 설정하는 덕분에 시행착오가 덜하다는 것. 여러 분과가 모인 덕분에 여러 민원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노하우가 쌓이면서 과거 심층민원으로 분류됐던 내용이 지금은 단순민원으로 처리되는 상황도 유의미하다고 짚었다. 이는 민원처리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의 반증이라는 설명이다.
면허신고 등 단순민원의 경우 주기적으로 유사한 내용이 몰리는 시기가 있는데, 회원들에게 먼저 메시지나 공문을 전달하는 식으로 이를 사전에 해결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간사는 "민원처리는 의사회에서 많은 비중을 자치하고 있는 업무다. 그 속도를 높이기 위해 자동으로 민원을 분류하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우스갯소리가 회원권익위의 시초가 됐다"며 "그간의 데이터를 활동보고서로 편찬했듯 경험을 쌓아 시스템을 만들면 언젠가 민원처리가 자동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잔디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는데 여기 민원정보가 다 들어가 있고 이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있다"며 "과거보다 체계화돼 보다 빠른 민원처리가 가능하기도 한데 특히 31명의 실무진이 모인 단톡방도 있어 민원에 적극 대응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시도의사회와의 연계도 강조했다. 현재 경기도의사회를 제외한 15개 시도의사회에 지역 회원권익위가 구성돼 있다. 만약 시도의사회에 제기된 민원이 지역 차원에서 처리할 수 있는 내용이라면 자체적으로 해결하도록 하고, 중앙과 함께 처리해야 하거나 중앙 차원에서 처리해야 할 일은 회원권익위가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회원권익위 오동호 간사는 하반기 도입될 민원응대 시스템을 설명했다. 현재 회원권익위 전화번호가 여럿으로 나뉘어 있고 개중에 안내멘트 없이 바로 연결되는 번호가 있어 단순민원 처리에도 많은 행정력이 소요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대표번호를 통합하고 단순민원의 경우 카카오톡이나 협회 홈페이지 Q/A를 활용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주요사안은 관련 부서나 콜센터에서 원스톱 응대해 신속 처리할 수 있도록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회원권익위가 해결하기 어려운 민원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회원이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사례나 새 정책, 기존 법안 변경이 필요한 경우다.
민원 해결이 어렵거나 처리가 지연되는 경우 회원과 갈등이 생기는 상황은 어려움으로 꼽았다. 다만 이 간사는 이 경우 회원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중재할 방법을 조언해주는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이 간사는 "회원권익위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민원이 많은데, 최대한 회원들의 감정을 상하지 않게 설명하고 있다"며 "이해하는 회원도 있지만, 감정이 격해지는 이도 있다. 이런 회원은 직접 찾아가 설명하거나 당사자 간의 원활한 중재를 위한 조언을 제공하는 식으로 응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간사는 "부서별 사각지대에 낀 문제를 놓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시대적으로 회원 권익에 필요한 영역이 넓어지고 있어 이를 제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을 박 위원장은 "회원 권익은 국가로 따지면 국민의 권익 향상이다. 의사가 진료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본 위원회의 목표다"라며 "정관에 문제가 발견되거나 필요한 정책이 드러나기도 하는데 이를 대외협력팀에 전달하기도 한다. 이런 조치가 회원권익위의 의의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막바지에 방문한 의협 이필수 회장은 "그동안의 회원권익위의 노력에 감사한다. 다만 민원처리 건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회원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 하는 퀄리티가 중요하다"며 "지난 1년간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면 보완해 나가려고 한다. 단순한 민원도 우리에겐 소중하다. 회원이 주인인 의협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