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 소청과 입원실 폐쇄 공문에 바이탈과 우려 커져
교도소에 발 걸친 의사들…의료사고처리특례법 촉구
소아청소년과 인프라 붕괴에 다른 전문과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바이탈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근본적은 해결을 위해선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가천대길병원 소아청소년과는 지난달 말 협력의료기관에 입원을 잠정적으로 중단한다는 공문을 전달했다. 의료진 부족으로 소아청소년환자를 24시간 돌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한외과의사회는 성명서를 내고 소청과 인프라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붕괴했다고 우려했다. 2023년 전국 소청과 전공의 지원율은 205명 모집에 33명이 지원해 16%에 그쳤다.
지원자 전원이 소청과 전문의가 될지도 미지수기 때문에 소아진료체계 사각지대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외과의사회는 "이런 현상은 대한민국 의료붕괴의 상징적인 단면에 불과하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외과·흉부외과·내과 등 바이탈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반면 생명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으면서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보상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는 점점 무한경쟁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 대책으로 정부 예산을 통한 전문의 확보 지원 등의 대책이 제시되고 있지만 이는 표면적인 해결책에 그친다는 우려도 있었다.
옳은 방향이기는 하지만 지원율 하락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상황에선 표면적인 대책에 그친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방법으로는 의료붕괴를 막긴 역부족이라는 것.
외과의사회는 현재 바이탈과 의사들은 교도소 담장 위를 외발로 걸어가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교도소 쪽에 한쪽 발을 걸치고 있어 언제든 그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전공의 입장에서 같은 과 선배·교수들이 의도하지 않은 악결과로 법정 구속되거나 실형을 받는 것을 보면 그 길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를 막기 위해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것.
외과의사회는 "작심하고 환자를 해칠 의사는 없다. 하지만 진료 결과에 고의성 범죄에 적용되는 형법의 잣대를 들이밀고 있다"며 "본회는 관련 문제는 단순한 방식으로 해결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소청과 문제를 포함한 필수의료 붕괴에 우려를 표명하고, 정부의 전향적인 입장 전환과 대한의사협회의 적극적인 문제 해결 노력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