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문턱 넘은 실손보험 청구간소화…위원 대부분 반대토론

발행날짜: 2023-06-15 16:34:29
  • "보험사 의료정보 집적·악용 가능성 없애야…보험료 인상도 우려"
    위원들 우려에 열변 토한 금융위원장…"상식적으로 납득 못하겠다"

실손보험청구 간소화가 정무위원회 위원들의 우려에도 이의 없이 가결됐다. 그동안의 소위원회 회의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는 이유에서다. 진보당 강성희 의원은 회의 마지막까지 반대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5건의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종합한 대안을 가결되면서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법 제정 가능성이 커졌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보험업법개정안이 가결되면서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시행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은 정무위 백혜련 위원장

이 대안에는 보험사가 실손보험 청구를 위한 전산시스템을 구축 운영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요양기관은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 등의 요청에 따라 보험금 청구 관련 서류를 보험사에 전자적으로 전송한다.

토론회는 정무위 위원들의 이의제기를 금융위원장이 항변하는 흐름이었다. 이 개정안에 찬성 입장을 내놓은 것은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뿐이었다.

진보당 강성희 의원은 이 개정안에 반대한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대로는 보험사가 가입자의 의료정보를 부당하게 이용할 우려가 있어 추가적인 심의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진보당 강성희 의원

강 의원은 "추진하는 쪽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하지만 쉽게 수긍되지는 않는다. 우려의 핵심은 보험회사가 보험료 지급을 이유로 전송대행기관으로부터 받은 정보를 축적하고 활용하는 데 있다"며 "보험회사가 보험료 지급을 이유로 획득한 정보는 오직 해당 목적으로만 사용하게 하고 다른 용도로는 쓸 수 없게 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의료정보의 직접 활용뿐만 아니라 다른 정보와 결합하는 것도 못 하게 해야 되지 않겠나 싶다"며 "또 보험사가 해당 정보를 보관하는 기관도 보험비 지급이 끝나면 즉시 삭제하도록 하거나 아니면 최소한으로 하도록 이렇게 명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계속해서 무산됐던 보험업법개정안이 대안까지 마련된 상황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 보장률이 낮은 상황에서 이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공적보험이 더욱 약화하고 사적보험 활성화돼 의료체계가 왜곡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개인의료정보는 굉장히 민감한 정보이기 때문에 최소화만 전송돼야 한다. 특히 이는 어떤 형태로든지 간에 집적돼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 있어야 한다"며 "이 정보가 유출되거나 활용되지 않도록 하는 여러 법적인 보완장치는 있겠지만 기술적인 보완장치도 논의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법이 통과돼 시행령을 논의된다고 하면 의료단체, 의료시민단체, 의료급여기관들과 함께 전송주체를 분명히 하고 이에 대한 충분한 의견수렴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환자단체의 경우 이 법이 통과되면 (심사를) 전수적으로 하게 되니 국가의 급여 거부 사례가 늘어나지 않을까라고 하는 우려가 많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의원은 금융위원회 김주현 위원장에게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법에서 중개기관이 환자의 진료정보를 집적하는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물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개정안에 애초 목적 외엔 이를 사용하거나 집적하지 못하게 정해진 만큼 원칙적으로 기간이 없다고 답했다. 보험사들은 보험금 청구가 마무리되는 대로 즉각 관련 정보를 파기해야 한다는 것.

이어 김 위원장은 실손보험 청구간소화에 대한 우려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항변했다. 그는 "이 개정안은 종이로 하던 것과 똑같은 내용을 전자적으로 하자는 것인데 왜 전자적으로 하면 갑자기 부당 사용이 많아진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건 서로 적용을 못한다"고 말했다.

윤영덕 의원은 다음 질문으로 64항 위원회 구성을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과 관련해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의결정족수로 구성해야 한다고 당부했고, 김 위원장은 이를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도 김 위원장의 의견에 동조했다. 현재도 보험사 1~2층엔 종이로 된 의료정보가 쌓여 있는데, 이는 유출 가능성이 없고 전자문서는 우려가 있다는 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것.

또 이 개정안에서 중개기관이 의료정보를 집적할 우려가 없고, 이를 악용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의료계나 환자단체가 위원회에 들어가 감시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이 법 자체는 전자 방식으로 바꿔 중개기관을 통해 정보가 지나가기만 하고 거기에 쌓이거나 어떤 기록이 남지 않게 하자는 것이다"라며 "엔터키만 누르면 데이터가 보험회사로 정확하게 전달되도록 하자는 것이고, 위원회를 통해 중개기관이 악용하지 않도록 항상 감시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은 중개기관을 거치는 것이 아닌 보험사가 직접 의료기관으로부터 정보를 수령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의료기관이 직접 보험사에 자료를 제공하도록 하는 것은 이 법에서 전제하지 않고 있다. 법적으로 중개기관을 통해 유출되지 않도록 의무가 부과됐다고는 해도 누군가 의도적으로 유출할 우려가 있으니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며 "어차피 보험사 시스템 비용을 부담하니 개별 의료기관과 일대일로 정보를 수령할 수 있는 방식이면 가장 좋겠다는 의료계 요구가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금융위원회 김주현 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

하지만 금융위 김 위원장은 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답했다. 실손보험 대상엔 병·의원은 물론 약국까지 포함돼 너무 광범위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중개기관을 통하는 것이 비용면에서도 낫다는 것.

이어 그는 의료정보 전자화에 우려가 나오는 상황을 재차 반박하고 나섰다. 김 위원장은 "다 전자적으로 하는 시대다. 이 개정안은 실손보험 신청 시 서류를 받아와야해 불편함이 있으니 이를 전자적으로 하자는 것이다"라며 "추가로 정보를 더 내놓으라는 것도 아니고 목적 외의 사용을 것을 막기 위해 다 법적으로 조치했다. 해킹 위험하다고 하는데 종이로 한다고 해킹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도 금융위원장과 질의응답을 이어나갔다.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법 제정 시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절률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김 위원장은 청구 내용이 똑같다면 이를 종이로 하던 전자적으로 하던 똑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똑같은 정보가 오가는데 왜 종이로 하면 지급이 될 게 전자적으로 오면 지급이 안 된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며 "그런 위험성은 없다. 내가 가지고 있는 상식선에서는 납득을 못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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