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희 의원 "상원의료재단·자생한방병원 탈세 의혹"
매출 누락에 이익 빼돌리기… 비자금 조성, 증여 문제도
국세청 국정감사에서도 일부 의료법인들이 특수관계인 소유의 '간납업체'를 이용해 부당하게 사익을 편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6일 더불어민주당 김남희 의원은 이 같은 구조가 결국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으로 이어진다며 국세청의 중점적인 세무조사와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김남희 의원은 질의를 통해 의료법인이 간납업체를 설립하거나 활용해 기존 리베이트 구조보다 복잡하게 이익을 이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통적인 리베이트는 제품 가격에 얹어 의료기관에 제공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의료법인이 특수관계인의 간납업체를 통해 거래하면서, 법인의 이익을 간납업체로 몰아주는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
김 의원은 상원의료재단 소속 힘찬병원의 사례를 들며 이 같은 구조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힘찬병원은 제조업체와 거래하는 과정에서 'PR 파트너'와 '메디시크'라는 두 개의 간납업체를 중간에 뒀다.
PR 파트너는 이수찬 이사장과 배우자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메디시크는 PR 파트너가 100% 지분을 가진 구조다.
김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상원의료재단 매입액 184억 원이 메디시크로 잡혀 있음에도 정작 거래 상대방인 메디시크에는 거래액이 없다. 반면 기존 거래업체인 PR 파트너에만 143억 원이 기재돼 매출 누락 정황이 의심된다는 주장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간납업체의 비정상적인 영업이익률이다. 서울대병원, 아산병원 등 일반적인 병원에서 간납업체 영업이익률은 1%대에서 2% 후반대다. 반면 PR 파트너는 60%, 메디시크는 49~51%에 달하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의료법인은 마이너스 구조를 만들어 놓고 이익을 간납업체로 빼낸 정황이라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김 의원은 자생한방병원 역시 비자금 조성 의혹 및 특수관계자 간 부당 지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생한방병원은 'JSD1'과 '자생바이오' 등 특수관계인 회사에 고액의 대여금을 빌려준 후 상각 처리한 정황이 있다는 설명이다. 자생바이오의 경우 이사장 차녀가 대표로 있으며, 대여금 35억 원을 빌려준 후 상각 처리해 현재 비자금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생한방병원 계열사 간 부당 지원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자녀가 대표로 있는 자생바이오엔 2%대의 낮은 이자율로 대여금을 빌려준 반면, 자산인 홀딩스에는 4.6%의 이자율이 적용돼 증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이와 함께 자생한방병원은 이사장 장남, 부인, 장녀 등 특수관계자가 100% 지분을 소유한 간납업체 '그린 명품 제약'을 통해 매출 158억 원을 발생시켰다.
이 회사의 당기순이익률은 50.6%에 달하는 만큼, 사익 편취 과정을 거쳐 결과적으로 환자들에게 고부담의 의료가 돌아가게 된다는 비판이다.
이에 대해 국세청 임광현 청장은 "의료법인이 특수관계법인인 간납업체를 이용한 탈세를 방지해야 한다는 의원님 말씀에 적극 공감한다"며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있어 의료기관 세무조사 시 관련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이 부분을 좀 더 중점적으로 살펴 이런 탈세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