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우 서울성모병원 교수, 임상적 가치와 변화된 치료전략 설명
"18개월 초기 치료 후 전환…질환 진행 지연·돌봄 부담 덜어낸다"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알츠하이머병 치료 영역에 항아밀로이드 베타 면역치료제가 도입되면서 질환의 근본적인 경과를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레켐비(레카네맙, 에자이)라는 혁신 치료제로 초기 환자들은 조기 진단과 적극적 치료의 기회를 얻고 있으며, 정기적인 아밀로이드 PET 검사를 통해 플라크 감소 효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과거 알츠하이머병 진단 후에는 마땅한 치료 옵션이 없어 생활습관 관리나 추적 관찰에 머물렀으나, 이제는 원인 병리를 조기에 파악해 적극적으로 제거하는 패러다임으로 전환됐다.

15일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동우 교수를 만나 레켐비 유지요법의 임상적 가치와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을 들어봤다.
레켐비 도입과 PET 음성 전환 이후 '지속적 관리'
과거 알츠하이머병 진단 후에는 마땅한 대책이 없어 추적 관찰에 머물렀으나, 레켐비가 도입되면서 진료 현장은 큰 변화를 맞이했다. 원인 병리를 조기에 파악해 적극적으로 제거함으로써 질환의 경과를 다르게 만들 수 있다는 개념이 생겼기 때문이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처방이 이뤄지며 약 6개월 간격의 아밀로이드 PET 검사를 통해 플라크가 눈에 띄게 감소하는 고무적인 성과들이 확인되고 있다. 일부 환자는 치료 반년 만에 PET 검사상 음성 범위에 도달하는 등 뚜렷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영상으로 변화를 확인한 환자와 보호자는 치료 성과를 체감하고 자기관리 동기를 높이게 된다.
하지만 이처럼 초기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높아지고 가시적인 효과가 쌓이는 가운데, 강동우 교수는 PET 검사상 음성으로 전환되었다고 해서 그것이 치료의 종결이나 질환의 완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항아밀로이드 치료는 시간이 흐를수록 치료군의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비교군보다 완만해지는 형태로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는 "아밀로이드 PET 음성 전환은 치료를 통해 뇌에 축적된 섬유성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PET상 음성 범위까지 감소했다는 의미이지, 알츠하이머병의 병리적 과정 자체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강동우 교수는 "치료 중단 후 아밀로이드 PET 변화의 반감기는 약 12.1년으로 비교적 길게 추정되고 있으며, 음성 전환 이후 아밀로이드가 다시 증가하는 속도도 연간 약 2∼3 센틸로이드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뇌에서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지속적으로 생성되기 때문에, 치료를 중단할 경우 병리적 변화가 다시 활성화될 수 있다. 과거 연구와 모델링 결과에 따르면 PET이 음성으로 유지되는 동안에도 초기 혈액 바이오마커 등은 먼저 되돌아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최근 진료 현장의 새로운 화두는 단기적인 '제거'를 넘어선 장기적인 '유지요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18개월의 초기 치료 과정을 마친 환자들을 대상으로 유지치료 단계로의 전환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이유다.
강동우 교수는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제거됐다고 해서 질환의 근본적인 취약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치료를 멈추면 눈에 보이지 않던 병리 지표들이 다시 악화될 수 있어 장기적인 관점의 방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장기 치료 및 유지 과정에서 안전성 모니터링도 면밀히 이뤄져야 한다.
강동우 교수는 "최근 임상 현장 연구에 따르면 ARIA 발생 환자군은 소혈관질환 정도가 심하고 미세출혈이 많으며 연령이 높은 경향이 있다"며 "저희 연구에서도 혈액 지표 C3가 낮은 환자의 ARIA 위험성 등이 관찰됐으나, 표본이 적은 관찰연구인 만큼 확립된 위험인자보다는 추가 검증이 필요한 지표로 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환자의 주입 관련 이상반응이나 경제적 부담 등의 현실적 변수를 고려해, 공개연장연구(OLE) 및 약동학·약력학(PK/PD) 모델링을 바탕으로 투여 간격을 한 달에 한 번으로 연장하는 등 실질적인 맞춤형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
강동우 교수는 "실제로 2주 간격 투여를 지속할 계획이었으나 비교적 이른 시점에 아밀로이드가 충분히 감소한 점과 지속되는 주입 관련 불편감을 함께 고려해 월 1회 투여 유지치료로 전환했던 사례가 있다"며 "이처럼 환자의 상태와 순응도를 세밀하게 살피면서 치료 효과를 안정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유지요법의 핵심"이라고 현장 경험을 전했다.
질환 진행 지연이 가져오는 만성질환 관점
레켐비 장기 치료와 모델링 분석에서는 치료를 지속할 경우 경도인지장애에서 다음 단계로 진행하는 시점이 자연 경과군 대비 유의하게 지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 진행을 늦추는 것은 단순히 인지검사 점수를 유지하는 것을 넘어, 환자와 보호자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강동우 교수는 "환자 입장에서는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을 연장할 가능성이 있고, 보호자에게는 본격적인 돌봄이 필요해지는 시기에 대비할 시간을 확보해 줄 수 있다"고 임상적 가치를 평가했다,
그는 "환자가 가족과 대화하고, 주변 사람들과 경험을 공유하고, 스스로 일상생활과 사회적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시간을 그만큼 연장할 가능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비급여 약제로서 상당한 비용 부담이 따르지만, 치료를 통해 상태 유지를 직접 경험한 환자와 보호자들은 유지치료의 가치를 크게 체감하고 있다. 초기 치료가 오랜 기간 축적된 아밀로이드를 걷어내는 과정이라면, 유지치료는 그 상태를 지키며 질환을 관리하는 과정인 셈이다.
강동우 교수는 알츠하이머병 역시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장기간 관리하는 만성질환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알츠하이머병도 이제는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장기간 관리해 나가는 만성질환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일정 기간의 적극적인 초기 치료를 통해 아밀로이드 병리를 충분히 낮춘 이후에는, 다시 증가할 수 있는 병리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생활습관 관리 등을 함께 병행하는 장기적인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고 거듭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