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적 근거·골든타임 고려해야"…단독요법 가치 검증 집중
직접 비교 데이터·근거 부족…"연구 축적 이후 판단해야"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지난해 4월 허가받은 척수성근위축증(SMA) 치료제 스핀라자 고용량 제제의 건강보험 급여 평가 절차가 본격화된 가운데, 경쟁 약물인 경구용 치료제 '에브리스디'와의 교차투여 허용 여부를 두고서는 신중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재 명확한 임상적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번 급여 평가는 교차투여 논의보다는 고용량 스핀라자 자체의 임상적 유용성과 비용효과성을 검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건복지부는 바이오젠의 표준용량 스핀라자(12mg, 뉴시너센)와 에브리스디(리스디플람, 로슈) 간의 양방향 교체투여를 조건부로 허용하며 환자들의 치료 옵션을 넓힌 바 있다.
주사제에서 경구제로, 혹은 경구제에서 다시 주사제로 전환하는 양방향 교체투여가 가능해진 것은 그간 축적된 객관적 임상 근거와 리얼월드 데이터(RWD)가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던 조치다.
그러나 이번에 급여 적정성 평가가 진행 중인 '고용량 스핀라자(도입용량 50mg, 유지요법 28mg)'는 기존 표준용량 대비 투여 용량과 치료 전략 측면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어 별도로 허가를 획득한 요법이다.
이 때문에 의료계 안팎에서는 기존 표준용량 스핀라자를 기준으로 설정된 교차투여 기준을 고용량 스핀라자 급여 기준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무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큰 이유는 임상적 근거의 부재다. 현재까지 고용량 스핀라자와 에브리스디 간 교차투여의 유효성이나 안전성을 직접적으로 증명한 데이터는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현행 보건당국의 신약 급여 평가 체계상, 별도의 임상 데이터 없이 기존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두 약제의 투여 경로 차이에서 오는 비대칭성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스핀라자는 척수강 내 주사로 투여하는 반면, 에브리스디는 경구제다. 환자 입장에서는 투여 편의성이 높은 경구제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행 급여 체계상 표준용량 스핀라자에서 에브리스디로 교체 후 중단기준에 해당하지 않으면서 임상적 필요성이 있는 경우 1회에 한해 다시 표준용량 스핀라자로 재교체 투여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임상 전문가들은 척수성근위축증이라는 질환 자체가 지닌 '비가역적 특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만약 환자가 편의성만을 이유로 경구제로 약제를 변경했다가 여러 임상적 필요에 의해 다시 주사제로 돌아온다 하더라도 그 사이 상실된 신경 기능과 치료의 골든타임은 되돌릴 수 없다는 설명이다.
결국 이번 급여 평가는 임상적 근거가 부족한 교차투여 논의보다는 새롭게 도입되는 고용량 스핀라자가 지닌 신경 퇴행 억제 효과와 환자 접근성 개선 등 단독요법으로서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명확한 임상적 근거 없이 투약 편의성만으로 교차투여의 문을 여는 것은 장기적인 환자 예후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향후 고용량 스핀라자와 에브리스디 간 치료 전환 연구 결과가 충분히 축적된 이후, 이를 바탕으로 교차투여 가능 여부를 별도로 판단하는 것이 환자 안전과 정책 순리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