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병훈 의원 의료법 개정안 발의, 병원급 의료기관 '태움' 방지 의무화
예방교육부터 신고·조사·피해자 보호 평가, 괴롭힘 대응체계 평가 대상
[메디칼타임즈=김민건 기자] 병원 내 직장 괴롭힘을 예방하고 피해자 보호 대응체계를 의료기관 인증에 직접 반영하는 입법이 추진된다.
현행 근로기준법에도 직장 내 괴롭힘 금지와 신고 이후 사용자의 조사·피해자 보호 의무가 규정돼 있지만, 이를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별도 관리체계로 의무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소병훈 민주당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은 7일 이 같은 내용의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병원급 의료기관 개설자가 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체계를 구축·운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근로기준법 등 관계 법령에 따른 예방교육부터 신고 접수와 조사, 피해자 보호, 가해자에 대한 인사 조치 등이 실제 의료기관에서 작동할 수 있게 별도 체계를 갖추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현행 의료법상 의료기관 인증기준은 ▲환자 권리와 안전 ▲의료서비스 질 향상 활동 ▲의료서비스 제공 과정 및 성과 ▲조직·인력관리 및 운영 ▲환자 만족도 등 5개 영역으로 구성돼 있다.
개정안은 여기에 '의료기관 종사자의 인권보호 및 직장 내 괴롭힘의 예방·대응'을 새로운 인증기준으로 추가한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병원급 의료기관(병원과 치과병원, 한방병원, 요양병원, 정신병원, 종합병원)에는 직접적인 변화가 미칠 예정이다.
괴롭힘 대응이 병원 내부 노무관리 차원을 넘어 의료기관 관리·평가 영역으로 들어가는 셈이어서다.
개정안은 의료기관 내 이른바 '태움' 등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마련됐다. 소 의원은 "의료 현장의 업무 긴장도가 높고 엄격한 위계 문화가 존재해 괴롭힘이 발생하거나 은폐되기 쉽다"며 "이로 인한 숙련된 의료인력 이탈이 의료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법안은 최근 의료기관 내 직장 괴롭힘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재부상한 가운데 나왔다.
경기 광주시 한 병원에서 근무했던 고 강수빈 간호사는 재직 당시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했고 퇴사 후 노동당국에 신고했다.
노동당국은 일부 괴롭힘 피해를 인정해 시정을 지시했으며, 강씨는 이후 2026년 6월 2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사건 전담수사팀을 구성한 데 이어 7월 해당 병원 등을 압수수색했다.
전북 군산에서도 한 종합병원에 근무하던 20대 방사선사가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논란이 이어졌다.
정부는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월 1일 이재명 대통령이 의료기관 내 태움 대응 문제를 지적하면서다.
이 대통령은 "직장 내 괴롭힘 예방과 신속한 대응을 위한 제도적 보완을 추진하겠다"며 태움 문제가 불거진 해당 병원에 근로감독과 유사 위험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무작위 불시 '기획감독'을 주문했다.
이에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8월 10일부터 9월 9일까지 의료기관 직장 내 괴롭힘 집중신고기간을 운영 중이다. 사용자에 의한 괴롭힘뿐 아니라 신고 이후 사용자 조치 미흡, 신고자·피해근로자에 대한 해고나 불리한 처우 등을 신고 받고 있다.
병원급 의료기관은 기존 근로관계 법령 준수뿐 아니라 의료법에 근거한 별도의 예방·대응체계를 갖추고, 인증 과정에서도 관련 관리 수준을 점검받는 방향으로 제도가 강화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