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준 변호사(BHSN)

[메디칼타임즈=오승준 변호사]요즘 개원가에서는 다이어트 기타 미용 시술 체험, 체외충격파 1회 무료 체험 이벤트, 신규 환자 대상 첫 시술 할인과 같은 마케팅이 낯설지 않다. 환자에게 치료 효과를 직접 경험하게 하고 재방문을 유도하는 자연스러운 홍보 전략처럼 보인다. 그러나 우리 법무법인이 최근 상담을 진행한 사례들을 돌아보면, 이 '체험 이벤트' 는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상당히 그레이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체감하게 된다. 그 구조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무면허의료행위, 환자유인행위, 의료광고 규제 등 다양한 법적 쟁점과 맞닿아 있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체험'이라는 명칭은 의료행위의 법적 성격을 바꾸지 않는다. 무료이든 할인이든, 1회이든 패키지이든, 의료법상 모든 의무가 동일하게 적용된다. 오늘은 이 지점에서 출발해, 체험 치료 운영이 실무에서 어떤 리스크를 만들어내는지 순서대로 짚어보고자 한다.
'체험'이라도 의료행위다
우선 가장 근본적인 질문부터 정리해야 한다. 체험 치료는 의료행위인가?
판례는 의료행위를 "의학적 전문지식에 기초한 경험과 기능으로 질병의 예방·치료를 위한 진찰·처방·시술 등을 하거나, 의료인이 하지 않으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로 정의한다(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4도3405 판결). 즉, 꼭 돈을 받아야만 의료행위인 것은 아니다.
이 기준을 대입하면, 치료를 "1회 무료 체험"이라는 이름으로 제공하더라도 그 법적 성격은 달라지지 않는다. 예컨대 체외충격파 치료는 근골격계 통증 치료를 목적으로 인체에 충격파 에너지를 전달하는 시술로서, 치료 효과와 함께 금기증과 부작용의 가능성 역시 내포하고 있다. 결국 이는 전형적인 의료행위이고, 이벤트 문구에 "체험"이라는 표현이 붙었다고 해서 그 속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체험 치료를 기획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바로 누가 그 시술을 수행하는가이다. 아무리 "체험"이라는 이름을 붙였더라도, 그 실질이 의료행위인 이상 자격을 가진 자가 적법한 범위 내에서 수행해야 한다.
각종 치료행위에 대한 체험, 의사 지도 없이는 안 된다
이처럼 체험 치료 현장에서 종종 발생하는 가장 중요한 문제는 수행 주체와 지도 체계에 관한 것이다.
예컨대 체외충격파와 도수치료는 물리치료사의 업무 범위에 속한다. 그런데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은 물리치료사가 업무를 수행할 때 반드시 '의사의 지도' 아래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의료기사가 의사의 지도를 받지 않고 업무를 수행하면 의료법 제27조의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입장이다(대법원 2018. 6. 19. 선고 2017도19422 판결).
이 문제는 실무에서 생각보다 자주 발생하고 있다. 체험 이벤트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조금만 가볍게 생각하면, 의사의 진찰 없이 물리치료사나 심지어 무자격자가 바로 시술을 제공하는 구조를 채택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절차를 간소화하려는 의도나, "짧은 체험이니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는 안이한 판단이 작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한다.
적법한 구조로 이벤트를 진행하려면 먼저 의사의 진찰과 의학적 필요성 판단이 이루어지고, 그 지도 아래 물리치료사가 시술을 시행하며, 그 과정과 결과가 진료기록으로 남아야 한다. 의료법 제22조는 의료인에게 환자의 주된 증상, 진단 및 치료 내용을 상세히 기록하고 서명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 이러한 의무는 '체험 1회'라는 사정만으로 면제되지 않는다.
설명의무 역시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법원은 의사의 설명의무를, 의료행위에 앞서 환자가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의무로 보고 있으며, 그 이행 또한 환자가 충분히 숙고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전제로 한다. 따라서 체험이라는 이유로 설명과 동의 절차를 형식적으로 처리하거나, 설명 직후 곧바로 시술이 이루어지는 방식이 반복된다면, 향후 분쟁 발생 시 이 부분이 가장 먼저 문제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체험 가격이 만드는 환자유인 리스크
"무료 체험", "첫 방문 50% 할인"과 같은 문구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이제 많은 의료인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의료법 제27조 제3항은 누구든지 영리 목적을 위해 본인부담금을 면제·할인하거나 금품을 제공하는 등의 방법으로 환자를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할인이 금지되는 진료비는 건강보험에서 환자가 부담하는 법정 본인부담금으로 한정되고, 비급여 진료비 할인은 어느정도 허용되고 있다(대법원 2007도10542).
이러한 법리에 따르면, 비급여 항목에 대한 체험 가격이나 할인 설계 자체가 곧바로 환자유인행위로 처벌되는 구조는 아니라고 이해할 수 있다. 즉 "비급여 할인 이벤트 = 곧바로 위법"이라는 단순한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경계선을 분명히 짚어둘 필요가 있다. 체험 이벤트 안에 급여 항목, 예컨대 진찰료나 급여 물리치료가 함께 포함되어 있고, 그 법정 본인부담이 면제되거나 할인되는 순간, 의료법 제27조 제3항이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무에서는 비급여 할인 안에 급여 항목이 함께 묶여 있는 경우가 의외로 빈번하다.
또 하나의 위험 지점은 비급여 할인 자체가 아니라, 그 주변에 결합되는 요소들이다. 제3자를 통한 소개·알선 구조, 리뷰 작성에 대한 보상, 과도한 할인율, 교통편 제공 등이 결부되는 순간, 체험치료 이벤트는 종합적으로 환자유인행위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결국 문제는 할인이라는 형식 자체가 아니라, 그 할인 구조가 어떤 방식으로 환자를 끌어들이는 데 사용되고 있는지에 있다.
체험단·후기·쿠폰이 위험한 이유
이러한 유형의 마케팅에서 가장 빈번하게 활용되는 방식 중 하나가 이른바 체험단 운영이다. 체험단을 모집해 시술을 제공하고, 그들이 남긴 후기나 전후 사진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구조다. 겉으로 보면 자연스러운 입소문 마케팅처럼 보이지만, 이 모델은 실질적으로 의료광고 규제와 환자유인 규제가 동시에 충돌하는 지점에 위치한다.
의료법 제56조 제2항 제2호는 치료경험담 등 치료 효과를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체험단이 남긴 후기를 의료기관이 선별하거나 유도하여 활용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개인의 자발적 경험담이 아니라 의료기관이 기획한 치료경험담 광고로 평가될 수 있다. 여기에 체험단에게 제공된 할인이나 무료 시술이 그 후기를 얻기 위한 대가로 해석된다면, 광고 규제와 함께 환자유인 요소까지 결합되어 이중의 규제를 받게 될 수도 있다.
또한 의료광고에서의 할인 표시 방식 역시 별도의 위험 요소다. 의료법 시행령 제23조는 비급여 진료비용의 할인·면제 광고와 관련하여, 금액, 대상, 기간, 범위 또는 할인 전 가격을 허위 또는 불명확하게 표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최대 ○○% 할인", "선착순 ○○명"과 같은 문구가 실제 조건과 다르거나 구체적인 기준이 제시되지 않는 경우, 그 자체로 위법한 의료광고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
나아가 보건당국이 과도한 가격 할인, 무료 제공, 선착순 이벤트 등 유인성이 강한 광고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단속은 언제나 가장 눈에 띄는 영역에서 시작되고, 그 첫 번째 타깃은 대체로 이러한 공격적인 마케팅 문구들이다. 결국 문제는 단순한 홍보 방식이 아니라, 그 구조가 법이 금지하는 유인·광고 규제의 경계를 넘고 있는지에 있다.
맺음말: 체험도 진료처럼 설계하라
지금까지 살펴본 리스크들을 관통하는 공통된 교훈은 분명하다. 체험을 진료의 예외로 보게 되면 각종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체험 치료 역시 실제 의료행위에 해당하는 이상, 의사의 진찰과 지도, 진료기록 작성, 설명의무 이행, 비급여 가격 고지, 광고 문구의 정확성, 시술 장소의 적법성까지 — 이 모든 요소는 "체험"이라는 이름 아래서도 동일하게 요구된다.
환자에게 치료를 경험하게 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다만 그 경험은 어디까지나 적법한 의료행위의 틀 안에서 설계되어야 한다. 제대로 설계된 체험은 환자의 신뢰를 얻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구조를 잘못 설계한 체험은, 단속 한 번으로 그동안 쌓아온 것을 무너뜨리는 가장 빠른 경로가 될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