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정특례 2026년 12월 7%, 2028년 상반기 5%로 인하
중증 2형 당뇨도 인슐린펌프·연속혈당측정기·재택관리 지원
[메디칼타임즈=김민건 기자] 정부가 희귀·중증난치질환자의 건강보험 본인부담을 현행 10%에서 단계적으로 5%까지 낮춘다.

기존 1형 당뇨병 중심이던 지원 체계도 실제 췌장 기능 저하 정도를 기준으로 바꿔 중증 2형 당뇨병까지 인슐린자동주입기와 연속혈당측정기, 재택관리 지원 대상에 포함키로 했다.
중증·희귀난치질환을 우선으로 건강보험 보장성을 확대하는 1단계 조치로, 정부는 이번 방안으로 약 197만명에게 연간 6000억~8000억원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는 8일 2026년 제15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건강보험 보장 1단계 혁신방안'과 2027년도 건강보험료율 결정안을 의결했다.
먼저 희귀질환과 중증난치질환 산정특례 대상 약 136만명의 본인부담률을 현행 10%에서 올해 12월 7%로 낮추고, 2028년 상반기에는 5%까지 추가 인하한다.
현재 암·심장·뇌혈관질환 등 주요 산정특례 질환의 본인부담률은 5%지만 희귀·중증난치질환은 10%가 적용되고 있다. 정부는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질환 특성과 다른 중증질환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본인부담률을 단계적으로 낮추기로 했다.
7%로 인하할 경우 연간 약 3000억원, 5%까지 낮추면 누적 기준 연간 약 5000억원의 건보 재정이 투입될 전망이다.
정부는 환자 1인당 연평균 건강보험 본인부담이 현재 약 75만원에서 2027년 53만원, 2028년 39만원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평균 22만~36만원의 부담이 줄어드는 셈이다.
의료비 부담이 큰 질환일수록 감소 폭은 커진다. 2025년 기준 희귀질환 가운데 혈우병 환자의 1인당 의료비 부담은 1075만원, 발작성 야간헤모글로빈뇨는 1005만원이었다.
산정특례 재등록 절차도 완화한다. 현재 희귀질환 1389개와 중증난치질환 234개 가운데 312개 질환, 약 34만명은 5년마다 재등록할 때 임상진단 외에 별도 검사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완치가 어려운 희귀·중증난치질환 특성을 고려해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고 임상진단과 필요시 치료이력을 바탕으로 재등록할 수 있도록 기준을 바꾼다.
올해 1월 샤르코-마리투스 등 9개 질환에 적용한 데 이어 9월부터 길랭-바레증후군 등 95개 질환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 62개, 2027년 146개 질환까지 개선을 마칠 계획이다.
당뇨 지원 기준 '1형 여부'에서 '중증도'로

당뇨병 지원체계도 바뀐다. 현재 건보에서 인슐린자동주입기와 연속혈당측정기, 재택관리 지원은 1형 당뇨병 환자를 중심으로 운영 중이다. 같은 수준으로 췌장 기능이 떨어진 중증 2형 당뇨병 환자는 기기 지원과 재택관리 대상에서 제외돼 있었다.
정부는 이를 질환 유형이 아닌 실제 중증도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앞으로는 1형과 2형을 구분하지 않고 췌장장애 수준의 중증 당뇨병과 췌장장애에는 이르지 않았지만 췌장 기능이 상당 부분 저하된 췌도부전 환자까지 지원한다.
이에 따라 중증 2형 당뇨병 환자 약 1만1000명이 새로 건강보험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췌장장애 수준의 2형 당뇨병 환자는 현재 전액 부담하고 있는 인슐린자동주입기를 앞으로 기준금액의 10%만 부담하면 된다. 췌도부전 수준의 중증 2형 당뇨병 환자는 성인 기준 30%를 부담한다.
연속혈당측정기 역시 췌장장애 환자는 1형과 2형을 구분하지 않고 본인부담률 10%를 적용한다. 췌도부전 환자는 성인 기준 본인부담률이 20%다.
19세 이상 34세 이하 청년층의 인슐린자동주입기 지원 기준도 손질한다. 현재 19세 미만은 기준금액 450만원의 90%를 지원받지만 19세 이상이 되면 기준금액 자체가 170만원으로 낮아진다. 450만원짜리 인슐린자동주입기를 사용하는 경우 19세 미만에는 본인부담이 45만원이지만 19세 이상부터는 331만원까지 늘어나는 구조다.
정부는 19~34세 청년층의 지원 기준금액을 소아와 같은 450만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췌장장애 환자는 450만원짜리 기기를 기준으로 본인부담이 45만원으로 유지되고, 췌도부전 환자는 135만원을 부담하게 된다.
기기 지원과 함께 재택관리 대상도 중증 2형 당뇨병까지 확대한다. 현재 1형 당뇨병 환자에게 제공되는 의료진 교육·상담과 비대면 모니터링을 중증 2형 당뇨병 환자도 적용한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1형 당뇨병 환자는 연간 평균 36만원, 중증 2형 당뇨병 환자는 418만원의 의료비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중증 2형 환자의 절감액 가운데 약 326만원은 기기 지원 확대, 92만원은 재택관리 지원에 따른 효과다. 연간 건강보험 재정 소요는 약 700억원이다.
희귀질환 치료제 등재 최대 240일→100일
희귀질환 치료제의 건강보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신속등재 시범사업도 추진한다.
희귀질환 치료제는 환자 수가 적어 임상 근거 확보가 어렵고 대체 약제도 많지 않아 일반 신약과 같은 평가 절차를 적용하면 건강보험 등재가 늦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 자로에 따르면 허가 후 급여 적용까지 평균 소요기간은 한국이 18개월로 일본 3개월, 프랑스 15개월보다 길다.
정부는 급여적정성 평가와 약가협상을 간소화해 현재 최대 240일인 등재 절차를 최대 100일 이내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심평원의 급여기준 설정과 평가 단계는 최대 150일에서 1개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약가·예상청구액·공급의무 협상은 최대 60일에서 1개월로 단축하고 복지부 절차까지 포함해 전체 일정을 100일 이내로 줄이는 방식이다.
대상은 이미 허가됐거나 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희귀질환 치료제 가운데 A8 국가 중 3개국 이상에서 등재되는 등의 요건을 충족한 약제다. 약가 산정 예시로는 A8 조정최저가의 90%가 제시됐다. 지난 7~8월 시범사업 참여 제약사와 약제를 공모했으며 9월 대상 약제를 선정할 예정이다.

당원병과 신경인성 방광 환자의 재택치료 지원도 확대 대상이다. 당원병 산정특례 환자 약 344명에게는 혈당측정검사지와 채혈침, 연속혈당측정용 전극을 지원한다. 정부는 환자 1인당 연평균 약 350만원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신경인성 방광 환자 약 1만1000명에게는 자가도뇨카테터 지원을 확대한다. 19세 미만은 하루 최대 지원 개수를 6개에서 8개로 늘리고 기준금액도 하루 9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높인다. 성인은 하루 1만3500원으로 인상한다.
2027년 1월부터는 치과 보장성도 확대한다. 현재 치아가 일부 남아 있는 65세 이상에게만 적용되는 임플란트 건강보험을 완전 무치악 환자까지 확대해 평생 2개를 지원한다. 소아·청소년 광중합형 복합레진 급여 대상은 기존 5세 이상 12세 이하에서 13세 이하까지 넓힌다.

정부는 이번 1단계 방안을 시작으로 암 등 중증·희귀난치질환 치료제의 신속 급여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와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 등 후속 보장성 강화 과제도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보장 확대와 함께 의료 남용 우려가 높은 비급여의 신규 진입을 억제하고 과다 의료와 지출을 관리하는 방안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2027년도 건강보험료율은 올해와 같은 7.19%로 동결됐다. 지역가입자의 재산보험료 부과점수당 금액도 211.5원으로 유지된다.
복지부는 "최근 5년간 건강보험 당기수지가 흑자를 기록했고 2025년 말 기준 준비금이 30조2000억원으로 약 3.5개월분을 확보하고 있다"며 "내년도 정부지원 증가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