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4일부터 CT·MRI 의료이용내역 확인체계 우선 도입
진료실서 이용내역 확인, 아동·임산부·중증질환자 등 예외
[메디칼타임즈=김민건 기자]내년부터 연간 외래진료 횟수가 300회를 넘으면 301회째 진료부터 환자 본인부담률이 90%로 높아진다. 아동과 임산부, 중증·희귀질환자 등 잦은 진료가 불가피한 환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의료기관이 진료 과정에서 환자의 다른 요양급여 이용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도 도입된다. 올해 12월부터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에 우선 적용해 반복·중복 검사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는 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과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령도 함께 공포된다.
이번 개정은 필요한 진료에 대한 보장은 유지하면서 과도한 외래 이용과 반복·중복 진료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외래진료 횟수는 2024년 17.9회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6.6회)의 약 2.7배 수준이다.
정부는 우선 고빈도 외래 이용자에 대한 본인부담 기준을 강화한다. 현재는 연간 외래진료 횟수가 365회를 초과할 경우 본인부담률 90%가 적용되지만, 2027년 1월 1일부터 기준을 연간 300회 초과로 낮춘다. 이에 따라 301회째 외래진료부터 본인부담률이 90%로 올라간다.

연간 300회는 주당 약 6회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수준이지만 치료 과정에서 잦은 외래진료가 필요한 환자에 대한 예외는 유지한다. 아동과 임산부를 비롯해 산정특례 대상 가운데 중증장애인, 중증·희귀·중증난치질환으로 해당 질환을 치료받는 환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
이 같은 제외 기준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국민건강보험공단 과다의료이용심의위원회가 의학적 필요성을 심의해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2026년 6월 30일 지급 기준 2025년 외래진료 이용자 약 4840만명 가운데 연간 300회를 초과해 의료기관을 이용한 사람은 7765명이었다. 이들의 연평균 외래진료 횟수는 약 344.7회였다. 연간 1775회 외래진료를 이용한 사례도 확인됐다.
의료기관이 환자의 의료이용내역을 진료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 체계도 마련한다. 요양기관이 환자의 요양급여 이용내역을 확인할 수 있도록 '요양급여내역 확인시스템' 구축·운영 근거를 신설했다.
시스템 운영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위탁한다. 구체적인 확인 대상 항목과 방식은 심평원에 설치되는 적정의료이용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한다.
현재는 환자가 여러 의료기관을 이용하더라도 개별 의료기관이 다른 기관에서 이뤄진 진료내역을 확인하기 어려워 동일하거나 유사한 검사·치료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정부는 진료·처방 시점에 필요한 의료이용내역을 확인하도록 해 반복·과다 진료에 따른 환자 안전 위험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시스템은 2026년 12월 24일부터 CT와 MRI에 먼저 적용한다. 이후 다른 항목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의료기관의 행정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자의무기록(EMR)과 연계해 처방 시점에 이용내역을 확인할 수 있도록 구축한다.
건강보험료 정산과 급여·비급여 관리제도도 함께 손질한다. 오는 10월 1일부터 직장가입자가 연말정산 등으로 추가 납부해야 하는 보험료가 보수월액보험료 하한액 이상이면 최대 12회까지 분할납부를 신청할 수 있다.
2026년 가입자 본인부담분 기준으로는 추가보험료가 1만80원 이상이면 신청할 수 있다. 사업장이 보험료 연말정산에 필요한 자료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통보하는 기한도 기존 매년 3월 10일에서 3월 31일로 연장한다.
급여·비급여 관리체계도 정비한다. 이미 요양급여 또는 비급여 대상으로 고시된 의료행위와 치료재료라도 안전성·유효성, 경제성 또는 급여 적정성 등이 달라진 경우 복지부 장관이 급여 여부 등을 직권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근거를 명확히 했다.
약사법에 따라 품목허가·신고된 약제 가운데 건강보험 요양급여 대상으로 결정되지 않은 약제는 비급여 대상이라는 점도 법령에 명확히 규정한다.
복지부는 :이번 조치가 약제를 새롭게 비급여로 전환하거나 급여범위를 축소하기 위한 것은 아니며, 비급여 진료비용 보고·공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령 해석상 혼선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유주헌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이번 개정은 의학적으로 필요한 진료는 충분히 보장하면서 반복·과다 의료이용에 따른 환자 안전 위험은 줄이고, 국민이 보다 적정하게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