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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 대신 체지방만 4배 '쏙' 베일 벗은 한국인 위고비 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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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날짜: 2026-10-15 05:30:00
  • 임수 교수, 한국인 비만 환자 475명 대상 국내 첫 RWE 결과 발표
    6개월 체지방 5.4kg 감소·골격근 비율 상승…9개월 체중 11% 감량

[메디칼타임즈=김민건 기자]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한국인 비만 환자에게 실제 처방한 결과, 단순 체중 감소를 넘어 체지방 위주로 빠지는 뚜렷한 감량 효과가 확인됐다.

국내 첫 실사용 연구(RWE)에서 투여 6개월간 체지방 감소량은 골격근 감소량의 약 4배에 달했으며, 전체 체중에서 골격근이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위고비 국내 출시 이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처방받은 한국인 성인 비만 환자 475명을 분석한 단일기관 후향적 코호트 연구 결과를 발표했드. 그 결과 단순 체중 감소를 넘어 체지방 위주로 빠지는 뚜렷한 감량 효과가 확인됐다.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14일 노보 노디스크가 위고비 국내 출시 2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의료진 대상 심포지엄에서 '한국인 비만 환자에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2.4mg)의 실제 치료 효과(Real-World Effectiveness of Wegovy among Koreans with Obesity)'를 주제로 국내 첫 실사용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위고비 국내 출시 이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처방받은 한국인 성인 비만 환자 475명을 분석한 단일기관 후향적 코호트 연구다. 기존 임상시험과 달리 실제 의료현장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인은 서양인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체질량지수(BMI)에서도 내장지방 축적과 대사질환 위험이 높게 나타날 수 있어, 그동안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실제 치료 효과와 체성분 변화 연구가 요구돼 왔다. 이에 연구진은 실제 처방 환경에서의 체중 및 체성분 변화는 물론 혈압, 혈당, 지질 등 대사 지표와 이상반응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한국인은 왜 다를까…BMI 25 기준 유지 필요성 강조

임 교수는 연구 결과를 소개하기에 앞서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인의 비만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양에서는 일반적으로 BMI 30 이상을 비만으로 분류하지만, 한국에서는 BMI 25 이상을 기준으로 사용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체격이 작은 아시아인에게 서양인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면 비만에 따른 건강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임 교수는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인은 서양인에 비해 내장지방과 간·근육 등 장기에 축적되는 이소성 지방이 상대적으로 많고, 근육량과 췌장 기능에도 차이가 있다"며 "이 때문에 BMI가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당뇨병과 지방간 등 대사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한국의 비만 진단 기준을 BMI 25에서 함부로 높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BMI만으로 비만을 판단하기보다는 허리둘레나 신장 대비 허리둘레 비율(WHtR) 등을 함께 고려해 실제 체지방 축적 정도와 건강 위험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수 교수가 한국인 비만 환자에서 위고비의 체지방 위주 체중 감량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실사용 연구에서도 적절한 환자 선정 기준을 적용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구 대상은 BMI 27 이상이면서 제2형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비만 관련 동반질환을 하나 이상 앓고 있는 성인 475명이었다.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47세였으며, 체중과 BMI는 각각 평균 92.7kg, 32.9kg/㎡였다. 성별 분포는 남성 51.4%, 여성 48.6%로 비교적 고르게 나타났다.

임 교수는 "실제 진료에서 치료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환자에게 무분별하게 처방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BMI 27 이상이라는 기준을 철저히 준수해 처방했다"고 말했다.

실제 진료에서도 체지방 중심 감량…골격근 감소량의 4배

연구 결과, 위고비 치료 후 체중은 각 추적 시점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2개월 시점에는 평균 3.63kg(309명), 4개월에는 6.05kg(232명), 6개월에는 8.23kg(125명)이 감소했다. 9개월 시점에 평가된 환자 75명에서는 평균 10.03kg, 약 11%의 체중 감소가 확인됐다.

앞서 한국과 태국에서 진행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 STEP 11에서는 위고비 투여군의 체중이 44주간 평균 16% 감소한 바 있다. 임 교수는 "엄격하게 관리되는 임상시험과 달리 실제 진료에서는 환자의 생활습관과 치료 지속 여부 등이 다양하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이번 11% 감량 역시 의미 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위고비 치료 후 체중은 각 추적 시점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서 평균 10.03kg, 약 11%의 체중 감소가 확인됐다.

무엇보다 임 교수가 주목한 것은 체중이 얼마나 줄었느냐가 아니라 어떤 성분이 감소했느냐는 점이다.

임 교수는 "이번 발표의 핵심은 단순히 체중이 얼마나 줄었는지가 아니라 어떤 성분이 빠졌는지를 확인하는 데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6개월간 체성분 변화를 평가한 환자 107명에서는 평균 체중이 7.67kg 감소했다. 이 가운데 체지방량은 5.41kg, 제지방량은 2.31kg 줄었다. 골격근량은 1.37kg 감소해 체지방 감소량이 골격근 감소량의 약 4배에 달했다.

특히 전체 체중 감소량에서 체지방 감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였다. 체지방률은 2.7%p 낮아진 반면 체중에서 골격근이 차지하는 비율은 1.6%p 높아졌다. 허리둘레 역시 7.3cm 감소했으며, 복부 내장지방 면적은 21.4㎠ 줄었다.

실제 골격근량은 감소했지만 체지방이 훨씬 많이 줄어들면서 체중 대비 골격근의 상대적 비율이 높아진 것이다.

임 교수도 이러한 차이를 강조하며 "근육도 일부 빠지지만 지방이 훨씬 더 많이 빠져, 결과적으로 체중에서 근육이 차지하는 비율은 개선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악력을 측정한 환자 20명에서는 근력 저하가 관찰되지 않았다.

혈당·혈압 등 대사 지표 개선…이상반응 중단 1.9%

체중과 체성분뿐 아니라 심장대사 건강과 관련된 지표에서도 개선이 관찰됐다.

6개월 이상 치료를 지속한 환자 175명을 분석한 결과, 수축기 혈압과 이완기 혈압이 각각 평균 10.8mmHg, 5.1mmHg 낮아졌다. 당화혈색소는 0.89%p, 중성지방은 36mg/dL 감소했으며, 간효소와 염증 지표인 고감도 C반응단백(hs-CRP) 수치도 함께 개선됐다.

실제 진료환경에서의 내약성 역시 주요 평가 대상이었다. 전체 환자 475명 가운데 이상반응은 42.3%에서 보고됐다. 주로 위장관 관련 증상이었으며 대부분 용량을 늘리는 초기 증량 단계에서 발생했다. 그러나 이상반응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9명으로 전체의 1.9%에 그쳤다.

임 교수는 "기존 STEP 임상시험과 비교해 이번 실사용 연구에서도 이상반응에 따른 치료 중단 비율이 낮게 나타났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이러한 결과를 실제 진료에서 재현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용량 증량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수 교수는 위고비 투여 후 체지방 감소 외에도 다양한 대사 질환 관련 부분에서도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환자가 빠른 체중 감량을 원한다는 이유로 초기 투여 단계를 건너뛰거나 용량을 지나치게 빠르게 높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증량 원칙만 잘 지킨다면 부작용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올해 10월 말 대한비만학회 학술지 'Journal of Obesity & Metabolic Syndrome'에 게재될 예정이다.

임 교수는 "비만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으로, 약물치료와 함께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 적절한 영양 섭취,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비만 치료의 목적이 일시적으로 체중계 숫자를 낮추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체지방 감소와 건강한 체성분 형성을 통해 환자의 대사 건강과 삶의 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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