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화이자·GSK 등 경험 경영진, 브랜드·제조·데이터 자회사 이끌어
CHD제약 '제품 개발'·비알피랩스 '유통'…IPO 이후 생산·해외 진출 연결
[메디칼타임즈=김민건 기자] 약사가 만든 플랫폼 '바로팜'의 거침없는 확장 이면에는 국내외 유명 제약사에서 뼈가 굵은 베테랑 경영진이 자리하고 있다.
제약업계 최전선에서 영업·마케팅과 사업개발을 이끌던 전문가들이 가세하면서, 바로팜은 단순 유통을 넘어 의약품 제조와 데이터 사업까지 아우르는 종합 헬스케어 그룹으로 진화하고 있다.

28일 코스닥 시장 상장(IPO) 수요예측을 마치는 바로팜의 강력한 '무기'는 현장형 경영진이다.
바로팜의 성장은 약국 현장을 직접 경험한 약사 출신 경영진에서 출발했다. 김슬기 대표는 진양제약(QA)·GSK(수입관리약사) 및 강남조은약국 대표약사(2011~2024)를 맡았다.
신경도 부대표도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연구원으로 근무한 뒤 수원스마트약국 대표약사(2011~2026)로 활동했다. 두 사람 모두 제약사와 약국을 모두 경험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팜은 약국 현장의 고질적인 불편을 해소하는 주문 플랫폼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제품 유통과 브랜드 사업으로 보폭을 넓히며 성장 기반을 다져왔다.
이러한 바로팜의 행보는 2023년 비알피랩스 인수와 비알피커넥트 설립, 그리고 2025년 CHD제약 인수를 거치며 한층 구체화됐다.
바로팜의 핵심 자회사인 비알피랩스(BRP Labs)는 제약·뷰티·헬스케어 브랜드가 약국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하고 안착할 수 있도록 전방위로 지원하는 커머스 전문 기업이다.
현재 비알피랩스를 이끄는 김용근 대표는 한미약품 일반의약품(OTC) 마케팅 팀장을 시작으로 화이자 헬스케어 마케팅부, 메나리니 헬스케어 사업부장, 보령컨슈머헬스케어 마케팅 본부장을 거친 마케팅·영업 전문가다.
비알피랩스의 핵심 비즈니스는 다양한 브랜드를 전국 약국 판매망과 촘촘하게 연결하는 데 있다. 특히 바로팜 그룹의 파트너십 사업인 BMS(Baropharm Marketing Service)는 브랜드사 제품을 직접 매입한 뒤 영업과 마케팅, 물류, 배송까지 일괄 지원하는 구조다.
단순히 약국을 플랫폼 이용자로 묶어두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제품 판매와 매출로 연결해야 하는 사업인 만큼, 김 대표가 현장에서 쌓아온 제품 마케팅 및 사업 운영 경험이 고스란히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역이다.
김슬기 바로팜 대표는 간담회에서 "자체 브랜드를 기존 플랫폼과 파트너십 사업(BMS)을 통해 동시 공급할 수 있어 약국 판매망을 빠르게 넓힐 수 있다"며 "유통 마진과 수익을 내재화하는 데 압도적으로 유리한 구조"라고 비즈니스 경쟁력을 자신했다.
제조 부문의 핵심 축인 CHD제약은 김창준 대표가 지휘봉을 잡고 있다. 김 대표는 GSK 영업기획팀장, 일동생활건강 마케팅 이사를 거쳐 시어스제약에서 위탁생산(CMO) 사업부 상무를 지냈다. 전통 제약사의 영업·마케팅은 물론, 생산 외주화(CMO) 비즈니스까지 두루 경험한 '제조·유통 전문가'다.
바로팜은 이번 IPO를 통해 조달하는 공모자금 중 140억 원을 생산시설 구축에 집중 투입할 방침이다. 신공장을 확보하고 전문의약품(ETC) 생산라인을 새롭게 깔아, 그동안 외주에 의존했던 자체 제품 생산 비중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가 이끄는 CHD제약은 바로팜 플랜을 현장에서 실행할 핵심 전초기지인 셈이다.
김슬기 대표는 간담회에서 CHD제약의 자체 생산량이 낮은 상황을 설명하며, 신공장 인수 등을 통해 원가율을 50%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향후 브랜드 사업에 전문의약품을 추가해 제약·바이오 플랫폼으로 거듭난다는 포부다.
자회사 간 역할 분담은 약국 전용 화장품 브랜드 '레비클'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CHD제약이 제품을 개발하고, 바로팜은 약국별 주문·판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품 기획과 개선을 지원한다. 이렇게 완성된 제품의 유통과 판매는 비알피랩스가 맡는다.
제품의 개발(R&D)부터 시장 수요 파악, 최종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그룹 내부에서 원스톱으로 연결되는 밸류체인을 완성한 셈이다.
레비클은 바로팜이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해외 사업의 핵심이기도 하다. 바로팜은 이달 13일 레비클이 일본의 유명 버라이어티숍인 '아인즈앤툴페(AINZ & TULPE)' 신주쿠점을 비롯해 도쿄 주요 거점 매장에 입점하며 본격적인 현지 판매에 돌입했다.
아울러 이번 IPO 간담회에서 올해 4분기 중 미국 아마존에 입점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도 공개했다. CHD제약의 개발 역량과 비알피랩스의 유통·마케팅 역량이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진출로 연결되는 통로인 셈이다.
비알피커넥트의 데이터·클라우드 부문은 박영규 대표가 사령탑을 맡고 있다. 박 대표는 한국다케다제약 CHC 지점장, 멀츠코리아 사업개발 본부장, 블루엠텍 플랫폼 비즈니스 본부장 등을 거치며 제약·헬스케어 영업부터 사업개발, 플랫폼 비즈니스까지 두루 경험한 전문가다.
그의 이 같은 현장 경력은 현재 비알피커넥트가 추진 중인 핵심 사업과 고스란히 맞물려 있다. 비알피커넥트의 주력 서비스는 제약사의 약국 직거래 업무를 통합 지원하는 'BRP 클라우드'다. 주문과 결제, 거래원장 관리는 물론, 영업 담당자별 거래처 관리와 매출·실적 모니터링 기능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약국 현장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거래 정보를 제약사의 영업·운영 시스템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김슬기 대표는 약국의 실거래 데이터 기반으로 정보를 가공해 제약사에 제공하는 데이터 비즈니스 모델도 공개했다. 회사가 확보한 약국 거래 정보를 제약사의 시장 분석과 업무에 활용하는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바로팜이 기업공개(IPO) 이후를 겨냥해 제시한 '수급 예측·자동 발주 엔진'과 '의약품 식별 AI 고도화' 역시 거래 정보에 기술력을 더해 외연을 넓히겠다는 전략의 연장선이다.
재무 부문은 한철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이끌고 있다. 한 CFO는 모건스탠리 기업금융부를 거쳐 월트디즈니 전략기획·사업개발, 지놈오피니언 CFO를 역임한 재무 전문가다.
바로팜은 약국 현장과 제약 산업에 정통한 기존 경영진에 글로벌 기업금융·재무 경력을 갖춘 전문 인력까지 가세하며 한층 탄탄한 진용을 구축하고 있다.






